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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 새 - 원작과 히치콕

by 갓미01 201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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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작 : 로버트 블록 '싸이코' (1959)

 

 실제 1957년 위스콘신주 시골 마을에서 한 중년 농부가 저질렀던 대량의 살인사건에서 소재를 얻은 작품이다. 양들의 침묵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시체 애호증자이기도 했는데, 아버지가 죽고 난 이후 어머니와 가졌던 지나친 애착 관계에서 시작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로버트 블록은 주로 단편 소설을 쓰는 작가인데, 사이코라는 대표작으로만 기억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히치콕의 영화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원작은 메어리라는 여성이 돈을 횡령하는 과정을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다만 외딴 작은 마을의 여관에 그녀가 찾아오는 중요한 단서 및 개연성 역할을 하는데 그친다.

 

 

2. 영화 '싸이코' (1960)

 

 영화 <싸이코>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걸장 중 한 편으로 평가받고 있을 뿐 아니라 공포영화사에서는 <샤이닝> <엑소시스트>등과 함께 최고 걸작으로 뽑히며, 또한 슬래셔 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파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 <싸이코>는 노만 베이츠라는 이상심리 살인마를 다룬 소설로, 영화는 소설의 플롯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히치콕만의 스타일로 재탄생 되었다. <싸이코>에서 그 당시에 화제가 되었던 것은 유명한 샤워실 살인장면이며, 이 장면은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드레스 투 킬>에서 오마쥬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당시에는 결말에서의 반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만 베이츠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소설에 비해서 영화는 매체의 특성상 노만 베이츠를 아주 짧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노출시킨다. 이는 노만 베이츠와 어머니의 관계를 영화적으로 묘사하고 마지막의 반전 효과를 위해서 탁월한 선택이다.

 

3. 왜 마리온의 횡령이 큰 비중을 차지할까?

 

 영화 <싸이코>는 범죄와 관련된 서스펜스와 외딴 집에서 벌어지는 공포, 스릴러라는 이종 장르가 부자연스럽게(표면적 차원에서) 하지만 자연스럽게(이면적 차원에서) 결합되어 있다. 영화가 나누어지는 부분은 전체 상영시간 110분 중에서 60분 째이다. 즉 60분 동안은 전반부이며 나머지 50분 동안이 후반부이다.

 

 전반부는 사실 어떻게 보면 프롤로그 같아 보이기도 한다. 전반부의 기본 플롯을 마리온 크레인이 돈을 훔쳐서 도망가다가 베이츠 모텔에 도착하고 노만 베이츠에게 살해당하기까지의 이야기다. 너무나도 단순한 플롯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긴 시간 동안 이 플롯은 마리온 크레인이 돈본퉁를 이루어지는 써스펜스, 인물의 불안한 심리 묘사 등으로 긴장감 있게 묘사되고 있다. 또한 그 대마는 결국 마리온 크레인이 살해를 당하는 탁월한 샤워실 장면으로 장식된다. 마리온 서사는 돈봉투라는 맥거핀, 또는 마리온 크레인이라는 인물 자체가 맥거핀이 되어, 이 이야기의 주 무대인 베이츠 모텔, 또는 핵심인물인 노만 베이츠에게로 이끄는 구실을 한다.

 

 후반부의 주인공은 마리온 크레인의 언니인 라일라 크레인으로 바뀐다. 라일라 크레인은 마리온 크레인의 남자친구인 샘 루미스, 사립탐정인 밀턴 아보가스트와 함께 말미온 크레인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러다가 마리온이 베이츠 모텔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베이츠 모텔을 수사하다가 결국 노만 베이츠의 살인이 발각되며 그의 비밀을 알아내고, 그를 체포하는 결말에 이른다. 후반부의 주요한 인물들은 노만 베이츠와 샘 루미스만을 제외하면 모두 처음으로 등장한다. 즉, 후반부는 전반부에 일어난 살인사건을 수사하여 해결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4. <새> 대프니 듀 모리에

 

- 원작과 영화의 공통점 그리고 차이점

 <새>에서 공포를 주는 것은 새떼의 침입이다. 공격을 당하는 인물들은 크게 도덕적으로 잘못한 일도 죄의식을 품고 있지도 않다. 가족 간의 묘한 분위기와 이웃여자와의 과거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 과장되어 드러나 있을 뿐이다. 그들은 각자 서 있는 삶의 지점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새떼는 그들을 이유없이 공격한다.

 

 영화 형식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새>는 히치콕 서스펜스의 기술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여자의 뒤로 새가 한 마리씩 날아오면서 화면을 꽉 채울 때의 긴장감은 최근의 공포영화도 흉내낼 수 없는 강렬함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를 해도 급습에는 무력한 인간의 돈과 사랑은 허무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레베카>뿐 아니라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은 <새>를 비롯해 히치콕 영화의 초기 걸작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렇다면 히치콕 감독은 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을 영화화했을까? 그 해답은 바로 평범한 일상이 섬뜩한 공포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한 대프니 듀 모리에의 탁월한 감각에 있다. 공포와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그녀의 소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로 억압받는 여성과 인간의 한계나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에 순응해 살아가는 인간의 삶, 또 그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독과 불안, 두려움의 감정을 보다 보편적인 차원에서 깊이 있게 그리고 있다. 특히 <레베카>에서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사랑, 그리고 그 베일 뒤에 가려진 비밀과 허를 찌르는 반전이 히치콕에게 또 다른 영감을 선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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