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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자의 <신세계>

by 갓미01 2013.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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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이 느와아아아르라면 <신세계>는 느와르다.

마초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최민식과 황정민 사이에서 담백한 멋을 내는 이정재 같은 영화, <신세계>.


두 번 봤더니, 정든 것 같다.



 



 피칠을 한 남자의 바스트샷으로 <신세계>는 시작됐지만, 큰 손으로 담배를 물어 피고, 정장간지를 온몸으로 내뿜는 이정재로 <신세계>는 끝났다. 피 튀는 액션신이나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이 나올 줄 알았지만 오히려 이들은 몸은 아끼되 말이 많았다. 큰 액션씬 없이 이렇게 남자 냄새 나는 영화를 만들어낸 것이 <신세계>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도 싸움박질이 없길래 주차장 패싸움씬에선 약간의 통쾌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의 칼질은, 스댕과 스댕의 만남은, 서늘했다! 황정민의 들어오라던 대사는,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를 잇는 포스였다.


 영화의 긴장감이 최고조였던 때는 정청이 이자성의 신분을 알고 죽일 것 같았던 그 항구의 창고에서였다. 낙천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이었던 정청은 너무나 시크하게 사람을 패 죽이고, 그런 정청을 도도하게 대하던 이자성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정신을 반 놓는다. 이정재는 대개 카리스마 있는 근육질의 남자 (<태풍, 2005>), 돈 많고 도시적인 남자 (<하녀, 2010>)를 맡으면서 빈틈없는 이미지가 강했었는데, 그런 이정재의 흐트러진 모습이라니. 야생에서 끌어올린 것 같은 최민식과, 황정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정재는 오히려 순박해 보였다. 다른 두 사람의 연기는 워낙 정평이 나 있고, 나는 <신세계>에서 이정재의 또 다른 매력을 봤다. 그의 소년같은 미소 때문에 푼수같고 순진한 역할도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단 생각. (마지막 6년 전 스토리는 분명 이정재의 사랑스런 미소 때문에 넣은 것이 분명하다!!!)


 아쉬웠던 점은 뒤로 갈수록 영화가 점점 친절해졌다는 거다. 회장 이자성의 <신세계>를 위해 이중구, 강과장, 장수기, 국장까지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하나하나 보여주는데, 그들이 완벽히 죽었다!를 너무나 설명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러면 나가리되는데에서 끝나도 됐을 강과장은 그 놈의 하수구 같은 물에 둥둥 떠서 죽었고, 죽기 전에 담배나 피자에서 끝나도 됐을 이중구는 심지어 빌딩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두 컷이나 있었던 것 같고 떨어지고 나서도 두 컷. 기차 지나갈 때 국장 죽을 거 알 것 같은데, 확인사살 제대로. 장수기는 뭐, 차 같이 탈 때부터 죽을 것 같더라니.

 

 그래도 <신세계>는 가장 얌전한 방법으로 범죄세계의 음모, 배신, 야망을 야무지게 그린 영화다. 강과장의 시나리오에서 그저 런닝메이트였던 이자성은 '선택'을 했고 결국 '살아 남았'고, '살아 남기'로 '선택'을 했다는 것이 더 맞겠다. 그렇다. 살아 남는 자는 강하다. 살아 남는 자의 <신세계>에서 그가 어떻게 또 살아갈지가 궁금해진다.

 

 

p.s. 투이타 감상

 

 

 

 

 

 

 

 

 

 

 

 

 

 

 

 

 

 

 

 

 

 

 

※ <신세계> 캐스팅 스토리 (출처 : daum 카페 이종격투기)

 

당대 최고의 캐스팅(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으로 불리우는 놈놈놈과 마찬가지로 신세계도 3명의 남자 배우가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는영화. 놈놈놈은 시각적 화려함이 메인인 액션이기에 세명의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 최대한 발휘하는것이 영화에 +알파가 되지만 , 신세계는 심리적 압박감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잡아야 하기에 모든 배우의 색이 강하면 자칫 영화가 정신없을수 있어서 캐스팅 고심이 많았다고 함.

 

시나리오 출신인 박훈정 감독은 세명중 한명은 무게감 있고 영화 중심을 잡아주면서, 한명은 캐릭터에 미쳐 날뛰어 가벼우면서 너무 가볍지 않은. 다른 한명은 자신의 캐릭터를 최대한 감추고 내제 되어야 하기에 무거우면서 너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최민식 배우에게 얘기를 건냄.

 

강과장 / 최민식

시나리오를 작업할때 부터 누군가를 염두해두고 캐릭터를 잡지 않지만 집필 후반부터 이 역할은 꼭 최민식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함. 캐스팅 작업시작시 0순위가 최민식 차순위가 백윤식, 김윤석, 혹은 한석규 정도. 한편, 최민수 김영철을 생각하며 더 카리스마 있고 악랄하게 표현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어디까지나 강과장의 캐릭터는 너무 색이 진하면 안된다고 판단했기에 최대한 무게감을 덜어냈다고 함. 사실 최민식 선배님이 흔쾌히 o.k 할꺼라생각 못했기에 여러배우들을 고려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 보고 바로 o.k 하고 그 이후 모든 캐스팅은 일사 천리로 진행되었다. 라고 여러 번 언급.

 

정청/ 황정민

"황정민은 부당거래 작업 때부터 꼭 다시 함께 작업하자는 얘기가 나왔기에 정청을 황정민을 염두하면서 집필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것은 결코 아니다. 집필하면서 캐스팅을 염두해두면 그 배우에 캐릭터가 한정되어 지기 때문에 누군가 떠오르면 떨쳐버리려 노력한다. 부당거래때는 역할과 배우의 조합이 딱 떨어지지 않았지만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고 본다.신세계에서는 집필후 이 역할은 무조건 황정민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캐스팅하면 o.k 할거란 확신도 들었기에 차순위 캐스팅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라고 할정도로 확신하던 캐릭터. 가령 제작비 감축 등의 이유로 다른 주조연급 배우를 써야 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아마 대부분 생각하던 그 배우들 아닌 신인 배우를 썼을 것 이라고.. "강과장 역할은 비중이 시나리오보다 조금 줄었다면, 정청의 역할은 늘었다. 이유는 내가 생각해낸 가상의 인물 정청보다 훨씬 실존 인물처럼 연구하고 연기했다. 황정민은 그냥 정청이었다" 정청 대사의 반이 에드리브,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하물며 카메라 앵글 동선까지 연구해와서 직접 감독에게 제안했다고 함. 한편으로 똘아이 미친 케릭터인데 더 똘아이처럼, 더 미친놈처럼, 더불어 더 사람냄세 나게. 더 멋지게 만들어놔서 감독역시 자꾸 카메라 앵글안에 담고 싶게 만들었다고 함.

 

이자성 / 이정재

가장 고민이 많았고 마지막에 캐스팅된 캐릭터. 주변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이 당연히 이병헌. 박감독 역시 악마를 보았다에서 함께 작업한 경험도 있고 워낙 느와르에 필모그래피가 많은 배우라 물론 고려해보았지만 매치가 안되었다고 함. 이자성 캐릭터는 넘치는 카리스마를 자제시키면서 초조하고 불안해 해야 하는데, 이병헌이 이자성 캐릭터를 한다면 영화 전체 스토리가 틀어질 것으로 판단. 최민식에게 이자성 캐릭터에 누가 좋겠냐고 하자 '이자성은 일단 무조건 멋있어야 한다.'라고 하며 바로 이정재와 정우성을 추천. 시나리오를 보내면 둘다 서로 탐낼만한 캐릭터다. 내가 직접 전화한다며 최민식이 이정재에 전화. 그때 이정재가 전화를 안받았다면 정우성이 신세계의 이자성이 될뻔함. 이정재에 먼저 전화 건 이유를 묻자 최민식은 내가 더 선호하는 얼굴 이다 라고 답변. 원빈 강동원 조인성등은 어떻냐고 묻자 남자는 마흔은 되야 멋있지 개들은 너무 야들야들해 라고…

 

+ 특별출연 마동석, 류승범

‘신세계’에서 마동석은 ‘조 과장’, 류승범은 ‘강 순경’으로 둘 다 경찰관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두 사람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영화에는 에필로그 버전이 2가지 있었다. 하나는 ‘장 과장’(최민식)의 지시로 8년 전 전남 여수의 폭력배 ‘정청’(황정민)의 부하가 된 순경 ‘이자성’(이정재)이 정청과 밑바닥 건달 생활을 하는 앞 이야기 버전, 다른 하나는 ‘이자성’의 뒷 이야기 버전이다. 마동석과 류승범은 뒷 이야기 버전의 주요 인물들이다. 박 감독은 “마동석, 류승범은 뒷 이야기에 나온다”면서 “다만 두 가지 에필로그 중 지금의 에필로그가 이번 ‘신세계’의 이야기 흐름이나 분위기에 더 맞아 두 배우가 출연한 에필로그는 아쉽게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모든 것이 ‘신세계’가 흥행에 성공한 뒤의 이야기겠지만, ‘신세계’의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앞 이야기와 보여주지 못한 뒷 이야기를 시리즈로 만들고 싶다”면서 “두 배우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꼭 뒷 이야기를 제작해 두 캐릭터를 살려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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