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 청소년 하위문화로서의 힙합

1. 힙합 - 흑인 게토에서 발생한, 길에서 노는 문화를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

 

- 성기완의 <장밋빛 도살장 풍경> 중 인용

 "힙합은 본질적으로 테러다. 랩은 멜로디에 가하는 테러이다. 멜로디로 아름답게 자기 삶을 노래하기에는 게토의 삶이 너무 비참하고 끔찍하다. 힙합은 일종의 고발문학이다. '내가 이렇게 맹수처럼 산다'는 고발이다. 그래피티는 실제로 남의 재산에 대한 테러의 일종이다. 미국의 백인 주택가 벽에는 이런 문구가 씌어 있다. '사유재산을 훼손하는 일을 삼갈 것, 고발하겠음'. 디제잉 역시 일종의 테러이다. 백인들은 밴드를 만들어 자기 곡을 작곡하고 연주하지만 흑인들에겐 그럴 돈이 없다. 그래서 남의 음악을 샘플러로 따고 LP로 돌리고 그 모든 것들을 자기 리듬으로 구성한다. (...) 힙합은 혁명이다. 이 혁명은 길거리의 삶에서 비롯한 아주 솔직한 문화적 혁명이다. 음악의 형식과 방법, 내용을 완전히 뒤집어 엎은 것은 예술가들의 형식적인 노력이 아니라 바로 길거리의 삶이다. 늘 혁명은 이런 식으로 시작되고 그들이 바로 전위다."

 

2. 70년대 뉴욕 가장 가난한 동네인 남부 브롱스에서 태어난 힙합

 

 게토지역 청소년 하위문화. '집단적인 고통을 표현하는 구술언어이자 시각언어' 70년대 급격한 탈산업화의 분위기 속에서 뉴욕에 모여든 푸에르토리코인들과  남부 흑인들이 거주한 브롱스는 원래 중산층과 노동자계급의 거주지였으나 50년대 브롱스 남부를 가로지르는 크로스 브롱스 익스프레스웨이가 건설되면서 급차선의 급격히 슬럼화. CBE가 지나는 브롱스 남부는 도시의 교외화로 인한 폐허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로 6차선의 수마일에 불과한 고속도로가 공동체를 파괴. 빈민들만 남은 공간에 들끓기 시작한 마약, 범죄, 방화.

 이런 상황에서 나온 힙합은 레게, 재즈의 즉흥성과 리듬을 혼합, 번듯한 악기 없이 '붐박스'와 '턴테이블'을 이용 어디서나 음악을 즐기고 스크래칭함으로써 자신들만의 비트와 리듬을 만들어냄.

 

 주류는 범죄의 원인을 빈곤이나 실업과 같은 사회구조적 측면이 아닌 개인의 무지, 게으름, 무질서와 같은 개인적 차원에서 찾음. 그래피티가 절정에 달한 75-77년 사이 뉴딜시기를 거치면서 구축된 뉴욕의 폭넓은 사회제도가 해체되기 시작했고 70년대에 들어 뉴욕 기업 엘리트 집단들은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사회적 지출이 기업의 부담을 높이고 세계 경제 내 뉴욕의 지위를 위협할 것으로 생각. 75년 뉴욕시의 경제적 위기에 뉴욕 엘리트 집단은 뉴욕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바꾸고 계급권력을 회복하겠다고 선언. 사회질서를 통제하고 신자유주의적 전략을 관철할 방법을 찾기 위한 시험 장소로서의 70년대 뉴욕. 공공서비스 분야의 인력이 감축되고 공무원 노조는 무력화되고 무상이던 뉴욕 시립대는 수업료를 징수하기 시작. 게토지역을 외면한 뉴욕의 정책 집행자들. 80년대 레이건의 경제정책엔 레이거노믹스의 영향 속에서 슬럼화는 더욱 가속화.

 

 

 

# 예언자적 힙합 (정치적 힙합)

- 살상, 살인, 전쟁반대와 같은 평화주의적 성격을 띤 초기기독교처럼 학대, 빈곤 등 동시대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힙합

# 콘스탄틴적 힙합 (갱스터 힙합)

- 콘스탄틴 대제 이후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종교로서 군림했듯이 미국이라는 하나의 제국의 일부로서 기능하는 힙합. 폭력적이고 성차별적이며 물질만능주의적인 요소를 보이는 많은 상업적 힙합

 

# Gil Scott Heron : 미국 사회의 보수화와 흑인의 허무주의와 싸우고자 한 시인으로 랩의 대부. 아프로 아메리칸의 삶의 뿌리인 재즈와 블루스를 힙합과 연결. 'The Revolution will not be televised'

 

 

 

 

# Public Enemy : 흑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정치적 랩. 랩을 '검은 CNN'이라고 묘사하는 이들의 앨범 재킷 사진 속 복장은 완전무장한 전투복과 베레모를 착용한 군인, 백인 사회와 보수체제에 대응하는 '혁명투사'의 모습. Black Muslim의 지도자인 루이스 파라칸을 자주 인용하는데, 1930년대에 미국 내 아프로-아메리칸의 정치적, 정신적, 경제적 조건의 복권을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인 The Nation of Islam(NOI)의 리더 파라칸을 언급하면서 PE는 '악의 제국'으로서의 미국 백인 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비판적 태도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