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것이 진짜였다. 나는 위선자들처럼 진짜 얼굴 하나와 가짜 얼굴 하나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나는 젊었고, 내가 누구인지 누가 되고싶은지 자신도 몰랐기 때문에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p.49)
* 그것은 나의 자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결정되었다는 사실, 나의 한계들, 내가 받은 선고를 나타내주는 것이었다. (p.94)
*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이란 그렇게 한심한 것일 수 밖에 없다는 데서 오는 슬픔, 우리 모두 혹은 거의 모두는 그 슬픔을 알고 있었다. (p.94)
* 첫눈에 반한다는 말들을 잘 한다. 나는 사람이 자기 자신의 전설을 만들어낸다거나 그 시작을 나중에 신비화시키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지금 그것이 그렇게 돌연히 불붙은 사람이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분명 어떤 예시같은 것이 있었다. 루치에의 본질, 아니 - 아주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면 - 나중에 루치에가 내게 어떤 사랑이었는데 그 루치에의 본질, 나는 그것을 한순간에 즉시 깨달았고 느꼈고 보았던 것이다. 마치 누가 밝혀진 진리를 가져와 보여주듯이, 루치에가 내게 가져와 드러내 보인 것은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p.100)
* 나 자신의 한심함을 인식한다고 해서 나와 비슷한 이들의 한심함과 내가 화해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타인에게서 자기 자신의 비천함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서로 형제처럼 결속된다든가 하는 일만큼 내게 역겨운 것은 없다. 그런 메스꺼운 형제애는 사양한다. (p.115)
* 젊은이란 참혹한 것이다. 그것은 어린아이들이 희랍 비극 배우의 장화에 다양 한 무대 의상차림을 하고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광적으로 신봉하는 대사들을 외워서 읊으며 누비고 다니는 그런무대이다. 역사 또한, 미숙한 이들에게 너무도 자주 놀이터가 되어주는 이 역사 또한 끔찍한 것이다. (p.130)
* 그렇다고 해서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이 거칠어졌다거나 평범한 것이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다정함이 사라졌다는것도 아니다. 다정함이 사라졌다는것도 아니다. 나는 말할 수 있다. 그때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나의 온 존재가 매달린 한 여인에 대한 총체적 욕망을 느끼고 있었다고, 그것은 몸과 영혼, 욕망과 다정함, 서글픔과 삶에 대한 강렬한 욕구였으며, 위안에 대한 갈구이자 동시에 저속함에 대한 갈구이고, 영원히 소유하고픈 갈망이자 동시에 한순간의 쾌락에 대한 갈증이었다. 나는 내 모든 것을 완전히 걸고 있었고, 한 곳으로만 향해 있었다. 나는 이 순간들을 잃어버린 낙원으로 기억한다. (p.155)
* 이렇게 민속 노래 가사를 통해 밝혀진 그녀의 모습을 알아보고 나자 마치 내가 이전에 천 번은 되풀이되었던 사랑을 그대로 다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득히 먼 옛날의 악보를 연주하고 있는 것만 같기도 했다. 그 노래들이 나를 노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낭랑한 소리의 물결에 몸을 맡기고 나는 결혼을 꿈꾸었다.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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