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름다움의 원천
자연모방은 르네상스 이후로 서구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다. 회화란 자연의 모방에고 이때 자연은 실체모방이라는 것이다. 알베르티 역시 실체를 단지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끌어올리라고 한다. 빙켈만 역시 자연을 모방해서는 안되고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하는데 강조점이 좀 다르다. 자연모방보다는 다른 쪽에 초점이 찍힌다. 여기서 라파엘의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모델을 구하는데 현실의 여인들을 보게 되면 이상적인 아름다움에서 떨어져 있다.'라는 것이다. 자연묘사를 했을 때, 여체, 자연자체에 결함이 있기 때문에 그는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관념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화폭 속의 아름다움의 원천은 자연이 아니라 아이디어, 이데아다. 이것은 빙켈만의 생각으로 굉장히 관념적이다. 자연은 인간의 신체의 아름다움을 주고 정신은 인간의 신체에 숭고함을 준다고 얘기한다. 이 아름다움과 숭고함에 형태 속에 구현된것, 그것이 고대 그리스 예술의 정수라는 것이다.
2. 숭고의 양식과 미의 양식
미와 숭고는 개념이 다르다. 그런데 고전주의자들으 이것을 다음과 같이 보았다.
상위
숭고(미) ----------- 美(우)미
하위
빙켈만도 예술이 아름답다는건 자연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상미의 문제라고 한다. 미의 이데아의 문제고 그것이 신적인 성격들, 숭고함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숭고쪽을 강조한다. 예술작품에서 숭고양식은 약간 딱딱하고 경건해 보인다. 반면의 미의 양식은 굉장히 화려하고 우아하다. 그 중에서 어느 것을 정점으로 보느냐 하는 견해가 초기 빙켈만과 후기 빙켈만이 조금 다르다. 초기엔 숭고를 그 정점으로 본다. 그런데 후기로 넘어가면서 그는 경험주의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작품들을 보게 되고 그러는 가운데 생각을 바꿔, 미의 양식이 정점이라고 한다.
3. 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
숭고를 정점으로 봤을 때의 빙켈만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신들의 얼굴에 숭고미가 나온다고 한다. 그들은 이마에서 코가 일직선으로 내려온다. 인간이 아니라 신인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또 그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edle Einfalt und stille GroBe' 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
라오콘 상이다. 라오콘은 트로이의 신관으로 트로이 사람들에게 목마를 안에 들여놔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던 사람이다. 이미 신들의 계획으로는 트로니는 멸망의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들은 천기를 누설한 라오콘에게 바다뱀을 보낸다. 바다뱀이 성으로 들어오자 사람들은 혼비백산해서 도망가고 바다뱀이 마침내 라오콘의 두 아들을 휘감았을 때 라오콘 혼자서 창을 들고 맞섰다고 한다. 이것이 칼로카가티아 kalokagathia다. kalo는 아름다움이고 agathia는 덕이다. 육체와 정신이 함께 아름다운 것이다. 라오콘은 혼자 죽음을 무릅쓰고 뱀하고 맞서는 것이다. 그러다 결국 뱀에게 물리고 감긴 채 죽음을 맞이한다. 굉장한 고통의 순간이다. 죽음의 고통을 맛보는 순간임에도 고통의 표현이 절제되었다. 빙켈만에 따르면 엄청난 육체의 고통을 정신의 힘으로 억누르고 있는 상태다. 이것이 고전적인 아름다움의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빙켈만은 이작품을 고대그리스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제시한다. '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이라는 것이다. 빙켈만은 동작이 요란하고 격정에 맡긴 표정이 드러나는 것을 점잖지 못한 취향으로 보고 오류라고 불렀다. 양식상의 오류라는 것이다. '파렌티르소스'라고 해서 감정, 격정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밤에 쓴 글을 낮에 읽어보면 감정이 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크는 녹턴 정서고 고전적인 취향은 대낮의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4. 빙켈만의 모방론
빙켈만은 모방의 방법까지 얘기한다.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이런 조각 작품 안에 모여 있으니 자연을 굳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알베르트가 자연습작이라고 강조했던 부분이 고대조각의 습작으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 모순적인데, 르네상스 화가들만 해도 자연의 모방을 얘기했다. 그런데 그는 자연의 모방이 아니라 고대의 모방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도 자연의 모방의 이념을 가지고 있다. 또 빙켈만은 그리스 조각 작품을 모각하는 두 가지 방법을 이야기 하는데 하나는 철사를 이용한 그리드 기법이다. 또 하나는 미켈란젤로가 생각한 방식인데 모방해야할 원작을 끈으로 묶어 크레인을 이용해 물에서 조금씩 나오게 해서 모각하는, 일종의 아날로그 방식의 스캐닝이다. 이런 고대 그리스 조각을 그대로 만들어 봄으로써 형상의 원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걸 통해서 자연의 모방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5. 고대와 근대의 비교
빙켈만은 고대와 근대를 비교하는데 여기서 고대는 그리스사람이고 근대는 르네상스 이후의 자기들이다. 아카데미 내에서 신구논쟁이 있었다. 예술적으로 당대인들이 뛰어나느냐 고대인들이 뛰어나느냐 하는 것이다. 보수적인 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당연히 고대인들이 뛰어나다고 한다. 반면에 당시 바로크 취향을 긍정하는 사람은 근대인들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 바탕에는 아주 오래된 논쟁, 형과 색의 논쟁이 있다. 아카데미에서도 이것이 논쟁이 되는 것이다. 그런 싸움이 가능했던 것은 르네상스 이후에 가장 주도적인 장르는 회화였기 때문이다. 결론은 선도 중요하고, 색도 중요하다고 타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인 미학은 형의 미학이고, 당시 바로크의 회화는 회화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빙켈만은 조각은 그리스 사람들으 따라갈 수 없고 회화는 근대가 낫다고 한다. 원근법과 색채효과 두가지면과 유화에서 근대인들은 당연히 고대인들을 능가한다는 것이다. 빙켈만은 고대 그리스 조각 작품을 좋아했다. 색은 없고 형만 있는 고상한 취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잘못 안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건축과 조각에 채색했었다. 빙켈만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작품을 무색으로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는 채색이 됐다.
6. 모방원리
서양 회화를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든다. 모방원리 때문이다. 사람들이 어떤 인물을 그릴 때 인물의 자세, 동작의 참고로 삼았던 것이 고대 그리스 조각 작품들이다. 위의 두 작품을 보면 좌우가 뒤집혔을 뿐 자세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 절대 왕정 궁중풍의 로코코 작가도 아카데미 입학을 위해 그림을 그릴 때는 고전적으로 그렸다. 그만큼 예술작가들이 고대 그리스 조각 작품을 의식하고 모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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