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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서양미술사 3강 빛의 미학, 중세예술 02

by 갓미01 201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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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서양미술사 3강. 빛의 미학, 중세예술 02. 중세예술과 현대예술의 공통점




01. 자연을 두 겹으로 본 중세인들


 하느님의 속성을 인간은 모른다. 다만 아이:아버지=인간:하느님으로 짐작하는 것이다. 신은 초월적인 아버지를 상징한다. 중세에는 알레고리가 발달한다. 여기서 자연을 보는 태도가 달라진다. 중세에 들어와서 미에 대한 규정이 이중화되었다. (formal definition, material definition) 이것은 가시적인 세계에 나타날 때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중세 사람들은 자연도 두 겹으로 본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material definition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을 한 겹으로 보았다. 어떤 대상을 봤다면 비례관계를 찾아 묘사하면 된다. 반면 중세 사람들은 가시적인 자연을 보면 끝나는게 아니라 그것에서 더 들어간다. (ex. 공작-자부심,교만함 보라색-명예,긍지) 자연의 밑에 깔린 신의 섭리, 신의 빛, 의미, 상징을 탐구하는 것이다. 깊이 있게 자연을 보고 소통하는 것이 중세인들의 자연을 대한 태도이다. 이 흔적으로 꽃말, 보석말 등을 현재에도 볼 수 있다. 이것은 알레고리다. 알레고리적 사고방식이 굉장히 발달했던 것이다. 나중에 중세가 무너질 때 마틴 루터는 중세 신학자들을 공격하면서 알레고리를 만드는 것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한다. 마틴 루터에게 자연은 벌써 한 겹이 되고 현세가 중요해진 것이다. 신앙 내에서도 그런 변화가 오는데 개신교가 일어나는 것이다. 신학자가 구사하는 어법자체가 확 달라진다.



02. 환영주의효과


 Rosario Asunto의 논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세예술이 현대예술과 닮았다고 하는 부분이다. 현대예술, 르네상스 이후의 근대예술을 보게 되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첫 번째 환영주의다. 형을 머저 그린 다음 색을 칠하고 화면에 배치시킨다. 여기서 르네상스의 원칙은 형은 반드시 바깥에 있는 대상의 형을 그대로 닮아야 된다는 것이다. 제작적 비례가 아닌 객관적 비례여야 한다. 현실이 중요해지니 그것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색 역시도 바깥의 대상을 그대로 갖고 와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정말 살아있는 빛이 생생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원근법이 있다. 르네상스 초기에 아직 원근법이 없었을 때는 사람들은 인물부터 그리고 배경은 대충 처리했다. 인물부터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원근법을 따라서 인물이 들어있는 공간 전체를 통째로 단축법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바로 근대 환영주의 효과다.



03. 가시적인 세계를 중요시 하지 않은 중세예술과 현대예술


 중세 사람들은 원근법을 몰랐다. 가시적인 세계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재현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원근법도 당연히 필요 없었다. 원근법이 생기려면 가시적 현실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객관적 비례도 부활할 수 있고 색채도 자연색을 써야 되고 그래야 원근법을 만들어야 되는 필요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중세 사람들은 가시적인 세계보다 초월적인 내세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현대 화가들은 가시적인 세계를 묘사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사진이 있으므로 현실의 재현이라는 과제에서는 회화가 사진을 당해낼 수 없다. 따라서 회화는 사진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한다. 사진이 잘하는 것이 곧 사진이 못하는 일이다. 사진은 현실을 똑같이 그린다. 다르게는 그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회화는 다르게 그리는 거다. 따라서 비례가 다시 제작적 비례로 간다. 그래서 중세와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각각 다른 이유(현대-기술적, 중세-신학적)지만 아직 원근법을 모르던 중세하고 이미 원근법을 모르는 현대예술의 양상이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04. 중세예술과 현대 예술의 비교


 첫 번째 예술의 과제부터 보자. 예술의 과제는 뭐냐 하는 문제다. 중세예술의 과제는 분명하다. 비가시적인, 초월적인 세계의 빛을 드러내야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가시적인 것의 가시화다. 파울 클레는 현대 예술은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대예술의 과제가 바로 그런 것이다. 재현을 포기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각을 조직해주는 것이다.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해주는 것이 바로 현대예술의 과제다. 따라서 비가시적인 것의 가시화라는 현대예술의 과제는 동시에 중세예술의 과제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창작과정을 보자. 창작과정도 중세와 현대가 굉장히 비슷하다. 중세예술은 그 나름대로 재현이 있고 내러티브가 있다. 예로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 베드로이야기 등이 있다. 이것은 중세예술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성서를 전하려면 이미지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다신교를 믿어오던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이미지로 만들어서 보여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세예술의 가장 큰 과제는 성서를 시각화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 초감각적인 빛을 드러내는 것이다. 예술을 내용+형식이라고 했을 때 중세예술은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형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초월적인 빛은 재료의 번쩍이는 광채, 광휘, 이런 것을 통해서 상징이 되는 것이다. 중세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기호작용, 상징작용은 내용으로 가기 전에 이미 형식에서 끝나버린다. 형식을 만든다는 것은 재료+처리이다.

 현대 화가들이 하는 것은 이것이다. 현대 화가들은 재현이 없으니 내용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화가의 창작과정은 주로 재료와의 싸움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하고 중세화가들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Rosario Asulto의 특징이다. 중세예술을 설명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현대예술과 유기적인 관계가 많다고 하는 것이다.

 그밖에도 더 많은 유기관계들을 찾을 수 있다. 20세기 예술을 주도하는 흐름들을 생각해보자. 첫 번째로 추상이 있다. 현대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추상이다. 몬드리안을 보면 나무가 점점 단순화되다가 나중에는 컴포지션이 되고 그쯤 되면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추상의 묘미다. 추상은 주로 형의 문제다. 두 번째는 우리가 표현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좁은 주의의 표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색과 관련된 넓은 의미의 표현이다. 색을 맘대로 쓰는 것이다. (ex. 마티스) 색의 재현성이 아닌 표현성의 의미를 얻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표현주의다. 세 번째는 화폭의 배치시킬 때 원근법적 공간이 있는데 그 원근법을 포기한다. 현대에서는 큐비즘 추상이 드러나는데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의 시점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일시점에 원근법적 공간을 무너뜨려버린다.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초현실주의다. (ex.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또 하나가 ready-made다.

 중세에선 이것들이 이미 다 있다. 중세예술은 자연주의적인 묘사가 아니라 굉장히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묘사다. 그런데 그 자체가 일종의 '추상이다'라는 것이다. 형자체가 그렇게 되어있다.

 중세예술과 현대예술이 약간 다른 부분은 현대회화화가들이 점점 단순화해서 기하학으로 가는 반면 중세예술은 기하학적에서 출발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만들다가 어느 순간 멈춘 것이다. 디자인의 느낌, 컴포지션의 느낌을 주는 것이 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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