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베르티의 색채론
알베르티는 색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연은 오직 두 가지 색, 흰색과 검정색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다른 색들은 모두 흑백의 배합에서 나온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맞서서 논쟁을 벌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여러 가지 색들을 서로 배합하면 무수한 색이 나오는데 그러나 수많은 종류의 색들은 모두 네 원소가 그런 것처럼 네 가지 기초색에서 출발합니다.'라고 한다. 삼원색에 녹색을 하나 더 넣는다.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황당하다. 그러나 화가이기도 했던 알베르티가 노란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녹색이 된다는 것을 몰랐을 리 만무하다. 그것은 플라톤의 권위 때문이었다. 플라톤의 4원소 설에 꿰어 맞추는 것이다.
* 플라톤의 4원소와 알베르티의 네 가지 기초색
불- 빨강 공기 - 파랑 흙 - 노랑 물 - 녹색
경험적 관찰과 위배되지만 이론의 힘, 관념의 힘이다. 반면 알베르티는 흰색과 검정색은 색의 속은 바꾸지 못하지만 종은 바꾼다고 얘기한다. (빨강색 + 검은색 = 검붉은색) 그 자체가 색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섞게 되면 다른 색들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것이다.
2. 빛과 색의 관계
알베르티는 빛의 반사효과에 대해 얘기하는데 빛과 색의 관계를 설명한다. 오늘날 인상파 이후에 우리는 색의 정체가 빛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알베르티는 빛과 색이 굉장히 밀접하다고 하면서도 다른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빛과 색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은 어두워지면 색이 안 보이는 것, 밝아지면 색이 잘 보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 빛의 반사효과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그런데 굉장히 날카롭다. 인상파적인 인식이다. '햇빛이 화창한 날 풀밭을 거니는 사람의 얼굴빛이 푸르스름하게 보이는 현상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반사광이다.
3. 회화의 정의
다음에 이어서 회화의 정의가 나온다. 기하학과 광학의 바탕을 깔고 회화의 정의가 시작된다. '회화란 데피니션이다. 주어진 거리, 주어진 시점, 주어진 조명 밑에서 시각피라미드의 횡단면으로 구성된 평면 위에 선과 색을 사용해서 이루어진 예술적 재현이다.'
시각피라미드들이다. 여기서 횡단면을 따면 그 시점에서 본 대상의 밑에 있는 도형의 재현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알베르티의 이론이 18세기까지도 그대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보고 있고 시각피라미드가 생긴다. 횡단면을 따면 그리드가 된다. (알베르티의 격자) 알베르티의 이론을 뒤러가 받아들여 실험하는 것이다. 시점을 위한 구멍 뚫린 막대기에 걸리는 모습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다. 횡단면을 따는 방법이 이것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끈과 추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들을 사용하면 거의 사진과 같은 기계적 정확성을 가지고 재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서 재현의 과학적 원리가 밝혀졌다.
4. 빛의 표현 - 흑과 백의 조합
중세 사람은 제작적 비례를 따른 것처럼 색도 눈에 보이는 자연색을 그대로 본뜨지 않았다. 그들은 빛의 상징주의 때문에 금박, 은박 등번쩍이는 재료와 형식을 통해 더 많은 상징적 작용을 하게 했다. 그래서 원색이나 아니면 금색, 은색, 보석의 색깔들, 굉장히 채도가 높고 밝고 명료한 색을 실제 대상의 색과는 관계없이 썼다. 색 자체의 표현성이 살아있었다는 것이다. 알베르티는 색채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색채를 쓸 때 상아나 은을 두고 백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눈이나 백조의 순백색에 비하면 상아나 은은 어쩐지 우중충해 보입니다. 그러므로 어두운 것 옆에서 밝아 보이고 밝은 것 옆에서 어두워 보이는 사물들의 성질과 유사하게 사물을 그림을 재현할 때에도 흑과 백의 적절한 배합을 구사한다면 눈부시게 빛나는 광채라도 그리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빛을 표현하기 위해 중세 사람들은 정말 빛을 사용한다. 그러나 알베르티는 흑과 백의 조합으로 표현하라고 한다. 물감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중세의 재료미학과 다른 것이다. 중세는 재료로 처리했는데 알베르티는 솜씨로 처리하라는 것이다.
5. 콘트라스트와 열려진 창문
알베르티는 형태에 대해서 컨트라스트를 이용하라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큰 걸 그리기 위해 화폭 자체를 크게 그리곤 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크기의 컨트라스트를 이용하면 아주 큰 대상이라도 화폭 안에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알베르티는 이렇게 말한다. '그림에서 윤곽선으로 소묘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 내 경험에 비추어 말하겠습니다.'라고 한 다음에 아주 유명한 비유를 도입하고 있다. '크기는 상관없이 우선 화면 위에 정사각형의 틀을 하나 그립니다. 이 정사각형의 틀은 내가 그려야 할 대상을 내다보는 열려진 창문이라고 상상합니다.' Fenestra Aperta, 열린 창문이다. 그림을 걸면 이중으로 막혀있다. 한편으로는 벽이 캔버스로 막혀있다. 우리는 그림을 볼 때 마치 창문을 통해 바깥의 풍경을 내다본다는 느낌이 든다. 이게 바로 르네상스적 회화의 정의와 다름없이 통하는 비유다. 열려진 창문의 비유라는 것이다.
6. 알베르티의 원근법
르네상스 화가들은 대상이 속해있는 공간 전체를 포착하려고 했고 여기서 원근법이 나온다. 대상이 속해있는 공간 전체를 2차원 평면으로 옮겨놓는 투시법을 갖고 있는데 그게 바로 선 원근법이라는 거다. 바로 그 점에서 고대그리스인과는 다르다. 고대그리스인들도 원근법이 있긴 있었는데 대충 경험적인 원근법이다. 고대 사람들은 이 공간과 대상의 상관관계, 이것을 수미일관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공간과 배경이 따로 노는 경향이 있다. 반면 르네상스에서는 원근법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것이 바로 르네상스가 고대와 다른 점이다. 고대의 부활이라고 하지만 르네상스는 고대를 부활시킨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갔다. 공간전체를 과학적, 수학적으로 계산해낸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수평선에 수렴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했냐면, 대충 선을 긋고 3:2, 3:2, 3:2... 의 방식을 사용했다. 이렇게 계속 줄여나가면 어느 순간에 수렴하고 거기가 시선의 목표가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그릴 경우에는 화가의 시점과 일치하지 않게 된다. 정확한 것과 차이가 생기고 배경과 따로 놀게 되는 것이다. 정확하기 단축시켜 나가야 정확하게 화가의 눈의 위치에서 수평선이 그려질 수 있다.
알베르티의 원근법
1) horizontal line - 수평선 눈의 높이다.
2) transveral line
3) orthogonal line - 깊이감 부여
vanishing point (소실점)
크게 보면 horizontal line과 orthiginal line, vanishing point 이 세 가지가 있으면 원금법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이 한 점에 모이고 화가의 눈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보는 사람의 눈의 세계를 재조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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